유럽의 남서쪽 끝에 위치한 스페인은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관광지이며 특히 신혼부부가 유럽여행을 갈 때 많이 선택하는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바다와 산, 도시와 시골,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져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 나라는 한 번 다녀온 여행자들이 다시 찾고 싶어지는 힘을 가지고 있죠.
특히 마요르카, 그라나다, 세비야는 서로 다른 색채를 지닌 도시로, 스페인의 다채로운 면모를 직접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섬의 평화로움, 이슬람과 기독교가 교차한 건축의 아름다움, 그리고 정통 스페인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까지. 이번 글에서는 이 세 도시의 매력을 깊이 있게 소개해 드립니다.
마요르카 – 푸른 바다와 고요한 마을이 공존하는 지중해의 보석
마요르카(Mallorca)는 스페인 본토에서 동쪽으로 떨어진 발레아레스 제도에 속한 섬으로, 유럽인들에게는 여름휴가지로 유명하지만 아시아권 여행자들에게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입니다. 이 섬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고요한 산악 마을, 역사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어 단순한 해변 휴양지를 넘어선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마요르카의 중심 도시인 팔마(Palma)입니다. 이곳에는 고딕 양식의 거대한 팔마 대성당(Catedral de Palma)이 있어 섬의 상징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성당 내부는 건축가 가우디가 손을 댄 곳이기도 해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이어서 추천할 곳은 발데모사(Valldemossa)라는 산악 마을로, 피아니스트 쇼팽이 연인 조르주 상드와 머물렀던 장소로 유명합니다. 석조 건물과 꽃으로 장식된 좁은 골목이 동화 속 마을처럼 아름답습니다.
자연의 신비를 느끼고 싶다면 사 콜로브라(Sa Calobra)를 추천합니다. 해안 절벽을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내려가다 보면, 협곡 사이로 열린 해변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보는 지중해의 색은 그야말로 예술입니다. 마요르카는 렌터카 여행이 가장 좋습니다. 직접 운전하며 해안 도로를 따라 숨은 전망대를 찾아가는 재미는 여느 섬 여행과는 또 다른 자유로움을 줍니다.
그라나다 – 알함브라 궁전에 담긴 천 년의 문화 교차점
그라나다(Granada)는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한 도시로, 스페인의 이슬람 문화가 가장 뚜렷하게 남아 있는 곳입니다. 과거 무어인의 통치를 받았던 이 도시는 기독교가 재정복하면서도 이슬람 문화유산을 온전히 남겨놓아, 스페인 내에서도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건축 양식을 자랑합니다.
그라나다 여행의 핵심은 단연 알함브라 궁전(Alhambra Palace)입니다. 이 궁전은 13세기부터 15세기까지 나스르 왕조의 왕궁으로 사용되었으며, 섬세한 아라베스크 문양과 대칭적 구조, 정원과 분수 등에서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볼 수 있습니다. 티켓은 사전 예매가 필수이며, 조기 매진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여행 계획 시 가장 먼저 예약해야 할 장소입니다.
또 다른 매력적인 지역은 알바이신(Albaicín) 지구입니다. 알함브라 궁전 맞은편 언덕에 위치한 이곳은 하얀 벽과 붉은 지붕의 집들이 계단식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수백 년 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일몰 무렵에는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ás)에서 알람브라 궁전을 붉은 빛 속에 바라볼 수 있어 최고의 뷰 포인트로 손꼽힙니다.
사크로몬테(Sacromonte)는 집시 문화가 살아 있는 동네로, 동굴 안에서 열리는 전통 플라멩코 공연은 여행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라나다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스페인 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겹쳐 있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세비야 – 정통 스페인 문화의 중심에서 걷는 낭만 여행
세비야(Sevilla)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수도이자, 전통 스페인 문화를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투우, 플라멩코, 오렌지 향기로 가득한 거리, 그리고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세비야의 풍경을 이룹니다. 특히 봄철에는 거리 곳곳에 오렌지꽃이 피어나 향기로 도시 전체가 물드는 매혹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세비야에서 첫 번째로 가야 할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세비야 대성당(Catedral de Sevilla)입니다. 이곳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자, 콜럼버스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바로 옆의 히랄다 탑(Giralda Tower)은 원래 이슬람 사원의 미나레트였으며, 꼭대기에 오르면 세비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명소는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가 혼합된 궁전인 알카사르(Real Alcázar)입니다. 다양한 건축 양식이 혼합된 내부는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낮에 궁전과 성당을 둘러본 후에는, 저녁에 세비야의 타블라오(Tabalo) 공연장에서 플라멩코를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를 추천드립니다.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ña)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입니다. 반달형 구조의 건축물과 운하, 다채로운 타일 벽화가 인상적이며,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세비야는 전통과 현대, 열정과 낭만이 공존하는 도시로, 스페인 여행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마요르카, 그라나다, 세비야는 각각의 분위기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스페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는 도시들입니다. 바다의 평온함과 역사 속 건축의 아름다움, 그리고 전통문화의 열정이 조화를 이루며 여행자의 오감을 모두 만족시켜 줍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사람과 이야기, 향기와 소리를 기억에 남길 수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 세 도시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