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덥고 더운 날씨에 기운은 빠지는 여름철은 체력소모가 큰 계절입니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 저하로 인해 영양 섭취가 줄어드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몸은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균형 잡힌 영양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여름에는 ‘보양식’이라는 이름의 특별한 음식이 더 큰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삼계탕, 장어구이, 한우 전골 같은 전통적인 보양식도 해마다 반복되면 식상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보양식은 조금 다릅니다. 바로 흑염소탕, 민어탕, 오가피 백숙입니다. 이 세 가지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대중에게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는 ‘독특한 보양식’입니다. 입맛은 물론 건강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이 보양식들로, 더위에 지친 여름을 현명하게 이겨내 보세요.
흑염소탕
흑염소는 동의보감에서도 언급될 만큼 오랜 세월 동안 약용 식재료로 쓰여온 고기입니다. 일반 염소보다 체구가 작고 색깔이 짙어 ‘흑’ 자가 붙었으며, 양기를 북돋는 고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관절 통증이 생기기 쉬운 중장년층 이상 연령대에게 이상적인 식재료입니다.
흑염소는 단백질과 철분, 칼슘, 아연 등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며, 특히 냉증이나 만성 피로에 효과적이라고 전해집니다. 또한, 조혈작용을 도와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에게도 추천할 만합니다. 들깻가루, 된장, 마늘, 생강, 각종 약초를 함께 넣고 푹 고아낸 흑염소탕은 맛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켜 줍니다.
요즘은 현대식 보양식당에서도 ‘흑염소 전골’이나 ‘흑염소 수육’ 형태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외식 메뉴로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냄새가 난다고 알려져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꺼리기도 하는 요리이지만 잡내를 잘 제거한 흑염소 요리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흔한 삼계탕 대신, 몸속 깊은 곳까지 에너지를 채워주는 흑염소탕을 여름철 새로운 선택지로 도전해 보세요.
민어탕
민어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여름철에만 제대로 잡히는 고급 어종입니다. 특히 6월에서 8월 사이에 잡히는 민어는 지방 함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풍미가 깊어 ‘생선의 황제’로도 불립니다. 예로부터 복날에 민어를 먹으면 더위를 물리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제철 민어는 여름철 대표 보양 생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민어는 단백질은 물론, 칼슘, 인, 비타민 B군이 풍부해 체력 회복뿐 아니라 뼈 건강, 면역력 강화, 노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식재료입니다. 민어탕은 민어의 뼈와 머리를 우려낸 진한 육수에 무, 대파, 마늘, 청양고추 등을 넣고 칼칼하게 끓여 먹는 국물 요리로, 미네랄과 염분을 효과적으로 보충할 수 있습니다.
민어는 어획량이 적고, 제철을 놓치면 맛과 영양이 크게 떨어지므로 시즌 한정 보양식으로 더욱 귀하게 여겨집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올여름, 민어탕 한 그릇으로 기력 보충과 특별한 미식 경험을 동시에 누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오가피 백숙
오가피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약용식물로, 주로 가지, 줄기, 뿌리를 사용합니다. 예로부터 관절 통증 완화, 간 기능 보호, 피로 회복 등의 효능으로 널리 쓰여왔습니다. 특히 인삼의 열이 부담스러운 체질에는 오가피가 대안이 되는 자연 약재입니다.
오가피 백숙은 손질한 닭 속에 찹쌀, 마늘, 대추 등을 채워 넣고, 오가피 줄기나 뿌리를 함께 넣어 오래 끓이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삶은 오가피의 향은 은은하고 깊으며, 닭고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부담 없는 약재의 풍미를 자랑합니다.
이 보양식은 특히 신경이 예민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혹은 근육통이나 순환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간 기능 개선에도 효과가 있어 잦은 음주나 간 피로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합니다.
인삼보다 가격이 부담되지 않으며,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오가피 백숙은 현대인의 식탁에 어울리는 훌륭한 여름철 보양식입니다.
여름철 보양식은 단순히 뜨거운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맞는 재료로 몸의 균형을 회복하는 지혜입니다. 흑염소탕, 민어탕, 오가피 백숙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이지만, 그만큼 특별한 건강 효능과 깊은 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올여름에는 입맛을 돋우면서도 몸을 속속들이 채워주는 이런 보양식으로 건강한 여름을 준비해보는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