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장마가 시작됩니다. 매년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장마철은 단지 비가 자주 오는 시기를 넘어, 우리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변화입니다. 높은 습도와 잦은 강우는 일상 속 불편함뿐만 아니라 건강, 위생, 안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마는 피해가 일어난 뒤에야 그 위험성을 실감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전에 조금만 준비하면 대부분의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마철에 미리 대비해야 할 핵심 사항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주거 환경 관리부터 건강 보호, 일상 속 안전까지, 생활 곳곳을 점검하고 대비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주거 환경 점검
장마철이 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바로 집안의 습도 변화입니다. 높은 습도로 인해 벽지 뒤 곰팡이가 번식하거나, 결로 현상이 발생해 벽과 창문 틈 사이에 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곰팡이 알레르기, 벽지 부식, 주거 쾌적성 저하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마 전에 미리 창틀, 배수구, 욕실 실리콘 틈새, 외부 방수 도막 상태 등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창틀이나 베란다 등 외부와 맞닿은 공간은 누수 방지용 실리콘이나 방수 테이프를 활용하여 밀폐 상태를 강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에는 제습기나 제습제, 신문지, 활성탄 등을 활용해 습기 제거에 힘써야 합니다. 옷장, 신발장, 서랍장 같이 밀폐된 공간은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장소이므로, 문을 살짝 열어두거나 환기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외부 배수관과 하수구에 낙엽이나 먼지가 막혀 있으면 집중호우 시 역류 위험이 커지므로, 장마 전에 반드시 청소와 배수 상태 확인을 해야 합니다. 아파트라면 베란다 배수구, 단독주택이라면 옥상 물 빠짐 구멍 등을 점검하고, 침수 시 대피 동선도 미리 상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 관리
장마철은 높은 습도와 불완전한 환기로 인해 세균과 곰팡이가 빠르게 번식합니다. 이에 따라 피부질환, 무좀, 곰팡이성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의 문제가 증가하게 됩니다. 특히 발은 밀폐된 신발 안에서 땀과 습기에 오래 노출되므로, 무좀균이 쉽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장마철에는 양말은 자주 갈아 신고, 젖은 신발은 햇볕이나 드라이기를 이용해 완전히 말린 후 착용해야 합니다. 통풍이 잘 되는 샌들이나 뮬형 신발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호흡기 질환 역시 이 시기에 악화되기 쉽습니다. 공기 중 곰팡이 포자와 먼지가 실내에 오래 머무르면 기관지에 자극을 주고,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만성 천식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더욱 심해집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하루 두 번 이상 실내 환기를 하고, 공기청정기나 제습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아침과 저녁 시간은 상대적으로 습도가 낮고 외기와의 온도 차가 적어, 효율적인 환기가 가능합니다.
또한,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분이 가라앉기 쉬워 계절성 우울증이나 무기력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습니다. 조명을 밝게 유지하고 규칙적인 수면, 운동, 영양 섭취를 통해 정신적 건강도 함께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속 안전 점검
장마철은 각종 생활 안전사고의 발생률도 함께 증가합니다. 그중 가장 위험한 것이 전기 관련 사고입니다. 습기와 물기는 전기 누전, 합선, 감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자제품 사용 시에는 항상 손이 마른 상태를 유지하고, 멀티탭과 전자제품은 바닥에서 띄워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콘센트 주변에 습기 제거제를 비치하거나, 방수 커버를 씌우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육류, 생선, 나물류는 조리 후 빠른 시간 내 섭취하고, 냉장고 내부 온도를 4도 이하로 유지하여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김치냉장고나 밀폐 용기를 활용해 부패를 막고, 냉장고 문 여닫는 횟수를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외출 시에는 날씨 변화에 대비해 우산, 방수 신발, 여벌 양말, 방수 가방 등을 준비하고, 실시간 기상 예보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운전 시에는 와이퍼, 브레이크, 타이어 마모 상태를 점검하고, 평소보다 감속 주행을 생활화해야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장마는 매년 반복되지만, 그 피해와 불편은 매번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렇기에 습관적이고 사전적인 대비가 중요합니다. 주거 환경을 정비하고, 가족의 건강을 지키며, 일상 속 작은 안전 요소를 점검하는 일들은 어렵지 않지만, 그 효과는 큽니다.
습한 날씨에도 쾌적한 실내, 질병 없는 몸, 사고 없는 하루를 위해 장마철을 단순한 불편이 아닌 체계적인 관리의 기회로 바꾸어보세요. 준비된 사람에게 장마는 더 이상 두려운 계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