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는 6월 후반에는 공기 중 습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 시기에는 피부에도 큰 변화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특히 높은 습도와 체온이 결합하면 곰팡이성 질환이 활발해지는데, 대표적으로 무좀, 완선, 그리고 진균성 습진이 증가합니다. 단순한 가려움으로 시작되지만, 잘못 관리할 경우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마철이 오기 전, 곰팡이성 피부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 건강한 여름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무좀에서 확산하는 곰팡이균
무좀은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에 의해 유발되는 감염성 피부질환으로, 습하고 밀폐된 환경을 가장 좋아합니다. 대부분 발가락 사이에 생기지만, 발바닥이나 발톱으로 퍼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양말과 신발이 젖은 상태로 유지되기 쉬워 무좀균의 번식 속도가 더욱 빨라집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오래 걷거나 운동하는 사람은 더 위험합니다.
무좀은 단순히 보기 싫은 증상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가려움과 갈라짐, 수포로 인한 통증, 심지어 2차 세균 감염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발톱으로 감염이 퍼지면 '조갑백선'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 경우 치료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무엇보다 무좀은 가족 간 접촉, 공공시설 이용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전염병적 특성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장마철이라도 발을 항상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루 한 번 이상 발을 깨끗이 씻고, 발가락 사이까지 꼼꼼히 말리는 습관을 들이세요. 양말은 면소재로 흡습성이 좋은 제품을 고르고, 젖었을 경우 바로 갈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화 대신 통풍이 잘 되는 샌들이나 슬리퍼도 무좀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치료 시에는 일반 피부 연고가 아닌 항진균제를 사용해야 하며,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약 2주간 추가 치료가 필요합니다.
사타구니에 발생하는 곰팡이, 완선
완선은 사타구니, 엉덩이, 허벅지 안쪽에 생기는 곰팡이성 피부염으로, 여름철에 급증하는 질환입니다. 속옷이나 바지로 밀폐되기 쉬운 부위에 땀과 체열이 고이면 피부 마찰로 인해 피부장벽이 약해지고, 이때 곰팡이가 침투해 감염이 발생합니다. 피부가 붉게 변하고 테두리가 뚜렷한 반점이 생기며,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됩니다.
완선은 남녀 모두에게 생기지만, 남성에게 특히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고환과 허벅지 사이가 항상 밀접해 있어 통풍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경우에도 레깅스나 꽉 끼는 하의, 땀이 차기 쉬운 합성 소재의 속옷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특히 속옷 교체를 자주 하고, 샤워 후에는 사타구니 부위를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시 항진균 연고를 꾸준히 사용하며,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증상이 광범위할 경우 경구용 항진균제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재발이 매우 흔한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충분한 기간 동안 지속해야 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넉넉한 사이즈의 면소재 속옷을 착용하고,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반드시 샤워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진균과 염증이 뒤섞인 진균성 습진
습진은 원래 건조하거나 자극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장마철에는 피부에 곰팡이균이 감염되면서 ‘진균성 습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피부염과는 다르게 곰팡이 감염과 면역 반응이 동시에 일어나는 복합적인 문제로, 진물, 각질, 붉은 홍반, 극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합니다.
특히 팔꿈치 안쪽, 무릎 뒤, 겨드랑이, 목덜미와 같이 땀이 차기 쉬운 부위에서 잘 발생하며, 한번 생기면 완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자주 긁게 되면 상처가 생기고, 세균 감염까지 겹쳐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습진과 큰 차이가 없어, 스테로이드 연고를 자의적으로 사용할 경우 곰팡이 감염이 더욱 악화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균 감염 여부를 확인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는 항진균제와 함께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이 병용되며, 생활 환경을 건조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여 면역력 저하를 방지하는 것이 재발 예방에 핵심입니다. 장마철에는 침구류와 속옷 등을 자주 삶고 건조시키는 것도 곰팡이 번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결론적으로 장마철은 곰팡이성 피부질환이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며, 이를 예방하려면 피부를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좀, 완선, 진균성 습진 모두 진단이 늦어지면 치료가 길어지고, 재발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장마가 오기 전에 우리의 피부도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피부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말고, 올여름엔 진짜 건강한 피부로 지켜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