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시작되는 초여름은 봄의 선선함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갑작스러운 기온 상승과 자외선의 강도 변화는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생리적 부담을 주며, 방심한 사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특징은 기온은 높지만 한여름만큼 경계심이 크지 않아 오히려 건강 관리의 사각지대가 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탈수, 냉방병, 식중독 등은 이미 초여름부터 서서히 나타나며, 특히 고령자와 아이, 만성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여름을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할 건강 정보와 예방법을 소개합니다.
탈수증과 열사병 예방하기
초여름이 되면 낮 기온이 27~30도까지 치솟는 날이 많아지며, 체온 조절을 위해 땀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습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땀이 증발하면서 체내 수분 손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탈수가 진행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특히 고령자들은 갈증을 인식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위험성이 더 큽니다. 탈수가 심화되면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심혈관계에도 부담을 줘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갈증이 날 때만 물을 마시는 방식으로는 부족하며, 계획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오전, 오후, 저녁 시간대를 나눠 일정량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활동량이 많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 전해질 보충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이 포함된 이온음료나 전해질 보충제를 간헐적으로 섭취하면 효과적입니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옷차림도 중요합니다. 밝은 색의 통기성 좋은 옷을 입고, 모자나 양산으로 햇볕을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야외활동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피하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체온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차량에 방치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냉방병과 면역력 주의
초여름은 본격적인 더위에 대비해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환기 없이 장시간 냉방 환경에 노출될 경우 ‘냉방병’이라 불리는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냉방병은 단순한 감기와는 다르게 근육통, 두통,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등을 동반하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내외 온도차를 5~6도 이내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외부가 30도라면 실내는 24~2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에어컨 바람 방향을 조정하고, 일정 시간마다 환기를 시켜 실내 공기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창문을 살짝 열어 외부 공기를 유입하거나 서큘레이터를 사용해 공기 순환을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개인적인 면역력 관리도 냉방병 예방에 중요합니다. 초여름은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면역 기능이 쉽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수면, 제철 채소와 과일 섭취, 규칙적인 운동이 자율신경계를 안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에어컨 필터 청소를 정기적으로 하지 않으면 세균, 곰팡이가 번식해 호흡기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위생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합니다.
여름철 세균 증식과 식중독 예방
초여름은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각종 세균의 번식 조건이 최적화되는 시기입니다. 특히 식재료와 음식의 보관 온도가 조금만 잘못되어도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빠르게 증식하면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 넣지 않은 나물 반찬이나 생선회, 도시락류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손 씻기, 조리도구 소독, 교차오염 방지가 필수입니다. 채소를 썰었던 칼이나 도마로 육류를 자르는 등 부주의한 습관은 세균을 음식에 옮기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음식 보관은 1시간 이내 냉장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외출 시에는 아이스팩이나 보온백을 활용해 온도 유지를 도와야 합니다. 특히 초여름은 식중독 발생 통계상 5~6월에 급증하므로, 장 보관 음식도 되도록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뿐 아니라 외식 시에도 위생 상태를 살펴야 합니다.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반찬이 실온에 오래 노출돼 있다면 과감히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식중독 증상은 복통, 설사, 발열로 시작되며 심한 경우 탈수나 신장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증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초여름은 기온이 점진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방심하기 쉽지만, 이 시기부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여름 전체의 건강을 좌우하는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