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은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급격히 오른 기온과 늘어난 야외 활동량은 전염병 발생의 최적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시기에는 실내외 온도차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음식물 부패 속도가 빨라지며, 모기 등 해충이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런 조건은 특정 전염병의 유행 가능성을 높이며, 특히 장염, 모기 매개 질환, 그리고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홍역 같은 감염병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지금부터 초여름에 반드시 주의해야 할 세 가지 주요 전염병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여름철 급성 장염
기온이 상승하면서 식중독과 바이러스성 장염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그리고 살모넬라균 등은 오염된 식품, 손, 또는 조리 도구를 통해 쉽게 전파됩니다. 이러한 병원체들은 낮은 감염 용량만으로도 감염을 유발하기 때문에, 위생에 조금만 소홀해도 쉽게 장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은 구토, 복통, 설사, 고열 등으로 나타나며, 심한 경우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는 면역력이 약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위중해지기도 합니다. 장염은 대개 치료제가 없고 대증 요법에 의존하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방을 위한 기본 수칙으로는 식재료의 철저한 세척, 익히지 않은 해산물 섭취 자제, 냉장보관 시간 엄수, 손 씻기 생활화 등이 있습니다. 또한 외식 시 위생이 의심되는 곳은 피하고, 집에서는 조리 전후 도마나 칼 등 조리기구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 냉장고는 과신하기 쉽지만,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세균 번식이 가능하므로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모기 매개 감염병
초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모기는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여러 가지 위험한 감염병을 퍼뜨리는 매개체입니다. 특히 일본뇌염, 말라리아, 그리고 해외에서 유입될 수 있는 뎅기열은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전염병입니다. 이러한 질병들은 주로 야외 활동 중 모기에게 물릴 때 감염되며, 일부는 잠복기가 길어 증상 발현 시기를 놓치기 쉬워 조기 대응이 어렵습니다.
일본뇌염은 국내에서도 매년 20~30건의 발병 사례가 있으며, 특히 고온다습한 논, 고인 웅덩이 주변에서 활동하는 큰빨간집모기에 의해 전파됩니다. 감염된 후 일부 환자에서는 고열, 두통, 경련, 의식 저하 같은 신경계 증상이 동반되며, 중증으로 진행되면 사망률도 높습니다. 말라리아는 주로 접경 지역이나 해외 유입 사례를 통해 발생하며, 고열과 오한, 발한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입니다.
예방 방법으로는 야외 활동 시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줄이고, 노출 부위에는 모기 기피제를 바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밤에는 모기장이 필수이며, 집 주변의 고인 물은 항상 제거해야 합니다. 특히 일본뇌염의 경우 어린이와 고령자, 농촌 거주자는 정기적인 예방접종이 강력히 권장됩니다. 최근 해외여행 재개로 인해 뎅기열 등의 해외 모기병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으므로, 해외여행 전 모기병 예방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홍역
한때 거의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홍역(measles)이 최근 국내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기준 국내 홍역 환자는 50명을 넘어서며,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중 다수는 해외에서 감염되어 입국한 사례로,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환으로,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 잠시만 있어도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백신 미접종자, 면역 저하자는 중증 위험이 높으며, 고열, 기침, 콧물 등 감기와 유사한 초기 증상 이후 전신 발진이 나타납니다. 합병증으로는 폐렴, 중이염, 뇌염 등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사망률이 높은 감염병입니다.
국내에서는 MMR 백신(홍역·볼거리·풍진)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만, 일부 성인층은 백신 접종 여부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해외를 다녀오거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집니다. 현재 보건당국은 해외 여행 전 항체검사 또는 재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의심 증상 발생 시 즉각적인 격리 및 신고 체계를 운영 중입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감염병 발생 국가 방문 시 보건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여름은 날씨가 좋아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그만큼 다양한 전염병의 위험에도 노출되는 시기입니다. 장염, 모기 매개 감염병, 그리고 홍역은 각각 전파 방식과 증상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위생, 방역, 접종이라는 기본 원칙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중요한 것은 감염이 발생하기 전 ‘미리’ 대비하는 것이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습관들이 감염병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여름을 보내기 위해 오늘부터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